04 자연과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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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이 흐르는 송정
  • 낭만이 흐르는 송정

    송정은 가족들과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사랑받는 곳으로, 고즈넉한 낭만이 있는 송정해수욕장과 문화재로 지정된 송정역이 있다



    시대 : 현재

    주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 706-1

 

송정이란 지명은 이곳에 대대로 살고 있던 광주노씨(廣州 盧氏)의 선조가 백사장이 내려다보이고, 해송림이 울창한 언덕에 정자를 지은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송정해수욕장 부근은 갈대밭이 많아 가래포(加來浦)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가래는 갈대를 가리키는 이 지방 사투리이다. 한국전쟁 당시 사격 연습 목표물이 되어 죽어버렸지만 죽도 바다 쪽 암벽 위에 서 있던 노송에서 연유되었다는 설도 있고, 임진왜란 전까지 송정을 가라라고 하다가 왜란을 기점으로 송정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일본군이 파병당시 군사들에게 조선에 가거든 ‘송’자를 주의하라고 하여 ‘송’자가 붙은 마을에는 접근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화를 면하기 위해 지명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일찍이 기장현의 관할이었으나 1880년 기장현의 전부와 양산군의 일부가 동래군으로 편입되자 송정 일대는 동래군 기장면 송정리가 된 곳이다. 1963년 부산시가 정부 직할시로 승격될 때 송정은 부산시 동래구에 편입되어 이후부터 송정동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80년에는 해운대구의 설치로 그 관할 하에 들게 되었다. 자연 마을로는 구덕포마을, 송정마을이 있는데, 송정공원 끝에 있는 구덕포는 옛날 동래군 원남면의 아홉 포구 중 하나였다 한다. 함안 조씨 일가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현재는 양식업과 근해어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고, 미역과 멸치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 서남쪽 산기슭에는 당집이 있어 매년 음력 정월 14일과 6월 14일 자정에 용왕제와 거릿대장군제를 지낸다.

 송정해수욕장은 1965년에 개설되었다. 길이는 2km, 폭은 50m 정도이며, 해수욕장 동쪽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죽도(竹島)에는 송정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수심이 얕고 파도도 잔잔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 피서지로 적합하며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 알갱이가 미세한 것이 특징이다. 수질 또한 맑고 깨끗하다. 번잡하고 화려한 다른 해수욕장들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어딘가 시골스런 풍경도 가지고 있다. 고즈넉한 낭만이 흐르는 해수욕장, 송정만의 색깔이다. 백사장 동쪽자락에 있는 죽도는 울창한 자연 숲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의 숨소리가 들린다. 죽도공원 정상에 위치한 암자 송일정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해수욕장의 전경은 푸른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월출이 장관이다.  죽도에서 왼쪽으로 가면 송정포구에만 있는 홍백의 귀여운 등대가 쌍둥이처럼 서있다. 작아서 더 유혹적이다. 포구를 드나드는 배들과 빨간색과 흰색의 등대가 어우러져 송정포만의 독특한 낭만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애호가들의 출사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지만, 송정등대 주위의 방파제 주변으로는 놀래미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에게도 인기다.

 송정해수욕장 인근과 송정역 주변으로는 저렴한 민박집이 몰려 있다. 7080세대가 아닌 지금까지도 대학생들이 MT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때문에 송정해수욕장에는 풋풋한 청춘들만이 간직하고 있는 젊음의 기운과 해수욕장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송정해변 중간에 있는 동해남부선 송정역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역무원이 2명밖에 근무하지 않는 작은 간이역이지만, 선로가 정동진역처럼 바다와 거의 인접해 있어 인기가 좋다. 역사 건물은 1940년 12월에 지은 목조 단층 기와지붕 건물이다. 1930~1940년대 역사 건축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며 경상북도 안동시 운산역,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역과 비슷한 형태다. 창고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독특한 철제 장식의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은 것이다.

 1934년 12월 16일 역원을 배치하지 않은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여 1941년 6월 1일 보통역으로 승격된 송정역, 1976년 7월에는 차급화물 업무를 중지하고, 2013년 12월 2일자로 선로가 이설되어 구 철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도 건립 당시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잘 보존하고 있어 철도청과 부산광역시는 이곳을 건축사적 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해운대역에서 송정역까지 무궁화호 열차로 즐기는 짧은 기차여행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동해바다를 감상하던 세대에겐 추억이 되었지만,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옛날 역 그대로 구경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